이익만 보는 사람과 리스크를 이익만큼 중요시 여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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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투자자들은 매수한 주식이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둔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오로지 매수한 주식이 상승하는 것만 생각한다.

금융의 기본적인 용어 중에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말이 있다. 위험이 크면 수익도 많고, 위험이 적으면 그 수익도 적다는 뜻이다. 이 말은 투자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말을 가슴 속에 새겨놓고 투자하는 사람들은 주식투자에 성공한 사람들이고, 그런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주식투자에 실패한 사람들이다.

주식으로 돈 번 사람과 주식으로 돈을 잃은 사람은 주식을 매수한 후의 계산방식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주식으로 돈 번 사람은 매수한 주식이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지만, 주식으로 돈을 잃은 사람은 오로지 매수한 주식이 상승하는 것만 생각한다. 일부 성질 급한 투자자는 주가가 얼마로 오르면 얼마의 수익이 난다는 표까지 만들어놓고, 그 표를 보며 들떠 있곤 한다.

위의 표를 자세히 보면 주가가 상승할 경우만 계산했고 하락할 경우는 아예 기입조차 해놓지 않았다. 이런 경우 주가가 하락했을 때는 이 표에 없는 수치가 나오기 때문에 당황하게 된다.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 사이에 주가는 더 하락하고, 정신을 차려 보면 이미 손실은 돌이키기 어려운 치명타다. 하지만 주식으로 돈 버는 사람은 늘 위험을 동시에 고려한다. 그래서 주가가 생각과 반대로 하락하면 과감히 손절매를 해야 할지, 분할매수를 준비해야 할 타이밍인지 그 대비책을 세운다. 준비된 상황에서는 대응책이 빠르고 정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손실도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이다.

개미들의 잘못된 생각과 투자 습관

거래소시장만 있었던 10여 년 전에 비해 그동안 주식시장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변화는 코스닥과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의 등장이다. 이렇게 많은 상품들이 나오다 보니 그만큼 투자 대상도 다양해졌고, 이익과 위험의 범위도 넓어졌다.

처음 주식시장에 뛰어든 초보투자자들은 거래소 종목을 중심으로 매매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손실을 보면 마음이 급해진다. 잃었던 돈을 빨리 되찾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여 신용(투자자금의 2배만큼 주식을 사고, 그 절반은 증권사로부터 융자를 받는 것)을 사용하거나 증권사로부터 담보대출(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주식매수 자금을 빌리는 것)을 받기에 이른다.

이마저도 원활하지 않으면 미수(투자자금을 최소 증거금으로 모두 활용하는 것으로 결제일까지 갚지 못하면 반대매매를 당하게 된다)를 내기도 하며, 그 다음에는 가격 탄력이 좋은 코스닥 종목에 눈을 돌린다. 코스닥 종목 중에서도 우량 종목을 중심으로 매매를 하면 다행이지만, 오로지 가격 탄력이 높은 종목만 찾는다.

코스닥 종목에서도 손실을 보게 되면, 그동안의 손실을 한꺼번에 만회할 욕심에서 선물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선물투자의 경우는 증거금이 15%만 있어도 되기 때문에 약 7배의 레버리지가 발생한다. 수익이 발생해도 7배, 손실이 발생해도 7배가 되는 것이다.

선물투자에는 전문적인 지식이 선행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빨리 손실을 메우려고 하는 욕심에 무작정 뛰어든다. 주위에서 선물투자로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라도 들으면 더 용감해진다.

이렇게 선물에 투자해 그동안의 손실을 모두 만회할 수 있다면 천만다행이지만, 여기서도 손실을 보면 이제 옵션투자로 눈을 돌린다. 옵션은 선물과 달리 시간 프리미엄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이 프리미엄은 만기가 다가올수록 급격히 줄어든다. 이런 메커니즘을 잘 모르고 옵션에 투자한 사람들은 결국 만기에 깡통을 찰 수밖에 없다. 주식이나 선물의 경우 하락폭만큼 손실을 보지만, 옵션의 경우에는 프리미엄이 물거품 되면 단 1원도 건질 수 없다.

간혹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적절한 투자가 아닌 무모한 투기의 결과일 뿐이다. 주식시장에서 초보투자자들이 망가져가는 순서를 지켜보는 필자의 마음은 안타깝기 그지없지만 어쩌겠는가. 주식투자로 실패한 사람의 습관을 버리지 못하면 늘 이런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