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 흐름 확인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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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의 동향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것이 전일 미국시장의 동향이다.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40%를 차지하며, 장세를 이끌고 있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진 씨는 S기업에서 영업을 맡고 있다. 진 씨는 출근하기 전 매일 새벽 6시면 인터넷으로 미국 주가의 동향을 파악한다. 미국 주가가 어떤 흐름을 보였느냐를 파악하고 난 뒤에 우리 주식시장의 흐름을 예측하곤 한다. 이처럼 외국인들의 동향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것이 전일 미국시장의 동향이다. 전일 미국시장이 폭등하면 외국인들의 매수 강도가 강해지고, 미국시장이 폭락하면 외국인들의 매도 강도가 강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미국시장의 흐름을 조금이라도 미리 알아보기 위해 주식투자에 성공한 30대들은 나스닥 선물지수를 관찰한다. 나스닥 선물지수는 거래량이 많지 않다는 단점이 있으나, 다음날의 미국시장을 알아보기 위한 유용한 자료로 많이 이용된다.

미국시장의 동향과 아울러 주가 그래프를 볼 때 달러와 연관지어 관찰하는 성공한 주식투자자들이 많다. 이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외국인투자자의 입장이 돼 보는 것이다.

사실 외국인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주가 상승과 더불어 환율에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그 이유는 환율의 하락폭이 주가의 하락폭보다 더 크면 주가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나겠지만, 주가의 상승폭보다 환율의 상승폭이 더 크면 주가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달러 환율을 종목 그래프에 반영한다면 외국인들의 정확한 이익이나 손실 규모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옆의 그림과 같은 달러 환산 그래프를 참고하곤 한다. 이때 달러로 환산된 그래프는 가격표시를 ‘원’으로 하지 않고 “달러’로 한다.

이런 미국시장의 주식 동향에 독립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북핵문제와 연관된 국가 리스크(country risk)이다. 지정학적 위험이라고도 얘기하는 이 변수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디스카운트 요인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어찌 됐든 북한의 핵문제가 불거질 때나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이 있을 때마다 이런 위험 요인으로 주가가 요동을 치곤 하는데, 이때만큼은 미국시장의 동향이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외국인의 움직임을 주시한다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을 주시해야 하는 예로 1998년 초겨울에 일어났던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매패턴을 들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종합주가지수는 하염없이 하락해 300선마저도 붕괴했고, 그 후 초겨울까지 300대에서 지루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11월부터 외국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계속 이어졌고, 지수는 400-500-600대를 차례로 돌파했다. 당시 많은 국내투자자들은 외국인들이 왜 저렇게 미친듯이(?) 주식을 사들이는지 아무도 몰랐고, 이를 매도의 좋은 기회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이렇게 주식을 사들인 이유는 바로 ‘국가신용등급 투자 적격 상향’이라는 초대형 호재 때문이었다. 이 발표가 있고 난 후 그제서야 국내투자자들은 “아, 그래서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마구 사들였구나” 하고 알게 됐다. 이처럼 외국인들의 매매가 국내 증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간혹 외국인들의 집중적인 매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거나 횡보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별다른 하자가 없는 한 매수를 고려해봐도 좋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장세를 이끌고 있는 것 또한 외국인투자자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 지금 당장은 못 오르더라도 지나고 보면 오르 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매수에 임하는 종목이라면 어떤 호재가 전문투자자에게 감지됐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주가 상승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하루도 빠짐없이 경제신문의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 동향을 눈여겨보고 있다가 매매에 임하는 주식투자자들도 많다. 또한 주말에는 경제신문에서 제공하는 주간 동향을 참고하고, 월말에는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리포트 자료를 참고해 주식투자에 성공한 30대들도 많다.

실제로 외국인들이 많이 사고판 주식일수록 주가상승률이 높다는 결과가 수치로 확인된 바 있다. 외국인들의 매매 비중이 30%가 넘은 종목들의 평균수익률은 종합주가지수상승률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 매매 비중이 1% 미만인 신토불이(?) 종목의 상승률은 종합주가지수의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결과만 봐도 일반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신토불이 종목보다는, 주식으로 돈 번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외국인 선호주가 투자에는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검은머리 외국인을 조심하라

그동안 코스닥시장에서 인터넷 종목이나 업종 대표주 중심으로 선별적인 매수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자본금이 적고 성장성이 좋은 중소형 종목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렇게 매수에 나서는 종목들에 대해서는 직접 그 회사를 방문하기도 하고, 직원들과 직접 면담하기도 하는 등 선별 작업을 거치게 된다. 이런 종목들의 경우에는 외국인들이 매수하면 곧바로 개인들이 따라 사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주가의 탄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이렇게 중소형 종목들을 집중 공략하는 외국인들은 대부분은 헤지펀더들이다. 목표수익률을 정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일시에 매도한 후 또 다른 종목을 공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둘째, ‘검은머리 외국인’을 조심해야 한다. 검은머리 외국인이란 국내투자자가 홍콩·말레이시아·아일랜드·버뮤다라부안 지역 등과 같은 자금 출처를 묻지 않는 외국에 역외펀드를 설치해놓고 거꾸로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 역외펀드로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할 경우 외국 법인의 투자로 인정받아 외국인의 거래가 돼버린다. 즉 실제 주인은 검은머리 한국인인데, 무늬만 외국인이어서 검은머리 외국인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들이 특정 종목을 산다고 따라 샀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쉽다.

셋째, 외국계 증권사의 주문이 모두 외국인으로부터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외국계 증권사를 통한 대량 매수를 외국인의 집중매수라고 착각해 주가가 급등했다가 외국인이 아닌 내국인의 주문으로 밝혀져 도로 급락한 경우도 있다.